프랑스 남동부 오베르뉴-론알프 지역에 위치한 생테티엔(Saint-Étienne)은 한때 탄광과 산업의 도시로 명성을 떨쳤지만, 오늘날에는 예술과 디자인, 도시재생의 상징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UNESCO 창의도시로 지정된 생테티엔은 산업 유산과 현대 예술이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프랑스의 여느 관광 도시들과는 차별화된 개성을 지닌 여행지입니다. 특히 현대미술관을 중심으로 한 문화 공간, 지역의 삶을 그대로 담은 전통시장, 그리고 도시를 유연하게 연결하는 트램노선은 생테티엔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보여주는 핵심 명소입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이 세 가지를 중심으로 생테티엔의 변화와 정체성을 깊이 있게 들여다봅니다.
생테티엔 현대미술관

생테티엔 현대미술관(Musée d'Art Moderne et Contemporain de Saint-Étienne)은 프랑스에서 파리를 제외하고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현대미술관 중 하나로, 예술과 디자인 도시로서 생테티엔의 위상을 상징하는 문화 중심지입니다. 1987년에 개관한 이 미술관은 피카소, 마티스, 클레, 칸딘스키 등의 거장 작품은 물론, 프랑스 국내외 현대 작가들의 회화, 조각, 설치미술, 사진, 영상 작품 등 20세기 이후의 다양한 장르를 폭넓게 소장하고 있습니다. 19,000점 이상의 작품이 보존되어 있으며, 매년 다양한 기획전과 주제별 전시가 개최되어 방문 때마다 새로운 예술 세계를 만날 수 있습니다. 미술관 건물 자체도 흰색 외관과 미니멀한 구조로 설계되어, 공간 자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느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내부는 넓고 조용하며, 자연 채광이 잘 들어오는 전시실은 관람객이 작품에 몰입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이곳은 어린이와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잘 마련되어 있어, 단순히 관람을 넘어 체험과 참여를 유도하는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미술관 내 북숍과 카페에서는 디자인 관련 서적이나 감각적인 소품을 구입할 수 있어 예술적 감성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는 즐거움도 제공합니다. 생테티엔 현대미술관은 단순한 문화 공간을 넘어, 산업 도시에서 예술 도시로 변모한 생테티엔의 상징이자 자부심이라 할 수 있으며, 생테티엔 여행의 첫 코스로 강력히 추천되는 장소입니다.
전통시장
생테티엔의 전통시장은 이 도시의 일상과 정서를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지역 주민들의 삶이 그대로 녹아 있는 살아 있는 생활 문화 현장입니다. 특히 '마르셰 드 라 플러스 알베르 토마(Marché de la Place Albert Thomas)'는 생테티엔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으로, 매주 정기적으로 열리는 이 시장은 신선한 농산물, 육류, 해산물은 물론 지역 특산 식품과 수공예품까지 다양한 품목이 가득합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관광객보다는 현지 주민들이 주를 이루며, 이른 아침부터 장바구니를 든 어르신들과 자전거를 탄 젊은이들이 어우러진 풍경은 도시의 진짜 모습을 보여줍니다. 시장에서는 프랑스 남부의 맛을 대표하는 푸아그라, 각종 치즈, 오베르뉴 소시지, 갓 구운 바게트와 패스트리 등을 구입할 수 있고, 일부 노점에서는 간단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즉석요리도 판매합니다. 특히 지역 농부들이 직접 가져오는 친환경 농산물 코너는 건강을 중시하는 여행자들에게 인기이며, 소규모 생산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물건을 구매하는 경험은 대형 마트나 상점에서는 느낄 수 없는 따뜻한 정을 전해줍니다. 시장 내에는 작은 꽃집, 골동품 상점, 재봉틀 수선 코너 등 독특한 부스들이 곳곳에 있어 걷는 재미가 쏠쏠하고, 때로는 거리 음악가의 연주가 분위기를 한층 더 흥겹게 만들어 줍니다. 전통시장은 단지 물건을 사는 공간을 넘어, 생테티엔의 일상과 전통이 살아 숨 쉬는 문화의 장이며, 여행자들에게는 도시와 소통할 수 있는 가장 진솔한 접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트램노선
생테티엔의 트램노선(Réseau de Tramway de Saint-Étienne)은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트램 시스템 중 하나로, 1881년 개통된 이래 지금까지도 시민들의 일상적인 교통수단으로 활발히 운영되고 있습니다. 현대적이면서도 클래식한 분위기를 함께 간직한 이 트램은 도시 전역을 효율적으로 연결해주며, 여행자들에게는 편리하고 쾌적한 도시 이동 수단이자 하나의 체험 요소로 기능합니다. 생테티엔에는 총 4개의 주요 트램 노선이 있으며, 시내 중심가부터 외곽의 문화지구, 대학가, 주거 지역까지 고르게 분포되어 있어 주요 관광지를 쉽게 연결해 줍니다. 특히 현대미술관과 디자인센터, 생샤를역, 장조레스 광장, 조프루아-귀샤르드 경기장 등 주요 명소와도 가까워 도보 여행과 병행하기에 안성맞춤입니다. 트램은 낮은 플랫폼 설계로 유모차나 휠체어 이용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으며, 차량 내부는 청결하고 현대적인 디지털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정류장 안내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행자용 1일권, 3일권 등의 이용권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되며, 관광안내소나 티켓 자판기를 통해 쉽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트램을 타고 창밖으로 생테티엔의 거리와 사람들, 건물과 공원들을 바라보는 시간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즐거운 여행의 일부가 됩니다. 특히 이 도시의 재생과 변화의 중심에 트램 시스템이 있다는 점에서, 생테티엔의 과거와 현재, 지속 가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교통 인프라라 할 수 있습니다. 느릿하게 도시를 가로지르는 트램의 움직임 속에서 여행자는 생테티엔의 호흡을 고스란히 체험하게 됩니다.
결론
생테티엔은 단순한 산업 도시에서 예술과 디자인의 중심지로 거듭난 프랑스 도시 재생의 모범 사례입니다. 현대미술관에서는 도시의 미래를 엿볼 수 있고, 전통시장에서는 생생한 현재의 삶을 체험하며, 트램노선을 통해 도시의 흐름과 방향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세 장소는 서로 다른 속성과 경험을 제공하면서도, 생테티엔의 진짜 얼굴을 하나의 이야기처럼 풀어냅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탄탄한 매력을 가진 생테티엔은 예술, 일상, 이동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깊이 있는 도시 여행을 완성해주는 소중한 목적지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