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남부 오시타니 지역의 지중해 연안에 자리한 세테(Sète)는 ‘작은 베네치아’로 불릴 만큼 운하가 발달한 해양 도시입니다. 활기찬 어시장과 항구, 예술가들이 사랑하는 언덕 마을, 그리고 운하를 따라 유유히 흐르는 일상이 이 도시만의 독특한 매력을 이룹니다. 세테는 관광지로 과도하게 상업화되지 않으면서도 현지 문화와 풍경, 미식을 풍부하게 즐길 수 있는 곳으로, 프랑스 남부의 진짜 모습을 경험하고 싶은 여행자에게 최적의 목적지입니다. 특히 운하크루즈, 시장광장, 항구언덕은 세테 여행에서 꼭 들러야 할 세 가지 핵심 요소로, 각각의 장소가 도시의 색다른 얼굴을 보여줍니다.
세테 운하크루즈

세테의 중심에는 여러 개의 운하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으며, 이를 따라 운행되는 운하크루즈는 도시의 매력을 가장 효율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크루즈는 대개 45분에서 1시간가량 진행되며, 생루이 선착장을 출발해 세테 구항, 상업 항구, 어선 정박지, 운하 교차점 등을 지나며 도시의 역사를 해설과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이 운하들은 17세기말 미디운하(Canal du Midi)의 지중해 연결지점으로 개통되면서부터 전략적·상업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왔으며, 지금도 상선과 어선, 레저 보트가 공존하는 살아 있는 수로입니다. 크루즈 중에는 운하 양쪽으로 늘어선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수상 시장, 정박된 어선들, 그리고 바닷바람에 흔들리는 작은 보트들이 그림처럼 펼쳐지며, 도시의 리듬을 물 위에서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세테만의 독특한 장면은 여름철 ‘수상 결투(Joutes Nautiques)’ 행사로, 크루즈를 타고 그 경기장이 되는 수로 한복판을 지나가면 전통문화의 살아 숨 쉬는 현장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또한, 배 위에서는 도시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어 사진 촬영에도 최적이며, 크루즈 후에는 선착장 인근의 해산물 식당에서 싱싱한 굴과 조개, 세테식 피자 '티엘(La Tielle)' 등을 즐기며 여운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세테의 운하크루즈는 단순한 관광 액티비티를 넘어, 이 도시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문화적 여정이자, 여행의 리듬을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해주는 특별한 체험입니다.
시장광장
세테의 생활과 미식을 가장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은 단연 ‘레스 아르(Halles de Sète)’라 불리는 중앙시장입니다. 시장광장은 매일 아침부터 정오 무렵까지 활기차게 운영되며, 현지인들과 셰프들이 장을 보기 위해 몰려드는 모습을 통해 세테의 생생한 일상을 그대로 마주할 수 있습니다. 시장 안에는 해산물, 치즈, 올리브, 향신료, 바게트, 프랑스 남부 와인 등 온갖 식재료와 먹거리가 가득하며, 무엇보다 세테는 ‘생선요리의 도시’로 불릴 만큼 어패류가 풍부하고 신선합니다. 특히 투나르(tonnaire), 바야드(baillarguet)와 같은 세테산 생선이나, 명물 오징어파이 ‘티엘(La Tielle)’을 맛볼 수 있는 부스는 항상 줄이 끊이지 않습니다. 시장 내부에는 간이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어, 구입한 음식들을 즉석에서 즐길 수 있는 캐주얼한 다이닝 공간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여행객들은 현지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식사하고, 상인들과 프랑스어로 몇 마디를 주고받으며 특별한 소통의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레스 아르에는 전통 음식 외에도 세테 출신 예술가들의 작은 전시품이나 수공예품이 종종 진열되어 있어 단순한 시장을 넘어 지역 문화를 공유하는 장소로 기능합니다. 시장광장 밖으로 나가면 카페와 빵집이 줄지어 있어 아침 햇살 아래 커피와 크루아상을 곁들인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습니다. 이곳은 단순한 재래시장을 넘어, 세테라는 도시가 얼마나 풍요롭고 정감 넘치는지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장소입니다.
항구언덕
세테의 정체성과 전경을 가장 압도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장소는 바로 항구를 내려다보는 언덕, 몽상클레어(Mont Saint-Clair)입니다. 해발 약 175m 높이의 이 언덕은 세테의 남쪽을 감싸는 자연 지형으로, 정상에 오르면 도시와 바다, 석호, 운하가 한눈에 들어오는 탁 트인 파노라마 풍경이 펼쳐집니다. 특히 오전 시간대에는 햇빛이 바다 위로 퍼지며 푸른색과 하얀색이 어우러진 평화로운 전경을 감상할 수 있고, 일몰 무렵에는 석호와 붉게 물든 지붕들이 어우러져 몽환적인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언덕까지는 도보 또는 셔틀버스를 통해 쉽게 접근 가능하며, 도중에는 중세 성당인 노트르담 드 라 살루트(Notre-Dame-de-la-Salette)가 있어 잠시 둘러보기에 좋습니다. 이 성당은 어부들과 바다를 위해 기도하는 세테 시민들의 정신적 안식처로, 내부에는 세일러들과 관련된 기념품과 벽화가 전시되어 있어 바다 도시 특유의 신앙과 공동체 문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언덕 꼭대기에는 전망대뿐 아니라 작은 카페와 벤치가 마련되어 있어, 바람을 맞으며 도시를 내려다보며 쉬어갈 수 있는 여유로운 시간이 가능합니다. 항구언덕은 세테의 구조와 운하, 시장, 항구의 관계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도시의 전모를 조망하며 여행의 감동을 되새기는 데 이상적입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세테는 단지 한 해양도시가 아닌, 자연과 인간, 예술과 생업이 어우러진 완성도 높은 공간으로 다가옵니다.
결론
세테는 운하, 시장, 항구언덕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해 지중해 도시의 다채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여행지입니다. 운하크루즈에서는 도시의 흐름을 따라가며 여유를 느끼고, 시장광장에서는 사람들과 삶이 어우러지는 따뜻함을 경험하며, 항구언덕에서는 이 모든 풍경을 한눈에 담아내며 감동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해안 도시를 넘어, 삶의 리듬과 문화의 깊이를 간직한 세테는 지중해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특별한 목적지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