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코르토나 여행 (에트루리아박물관, 돌계단길, 시계탑광장)

by Jung_Y.B 2026. 1. 17.

이탈리아 토스카나 언덕 위에 자리한 코르토나(Cortona)는 영화 <투스카니의 태양 아래>로 널리 알려진 이후, 전 세계 여행자들이 찾는 낭만적인 중세 도시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작은 도시는 그저 풍경이 아름다운 관광지를 넘어, 고대 문명의 흔적, 구불구불한 돌길의 정서, 그리고 광장에서 만나는 지역민의 삶이 어우러진 깊은 매력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특히 ‘에트루리아박물관’, ‘돌계단길’, ‘시계탑광장’은 코르토나를 가장 코르토 나답게 체험할 수 있는 장소로, 역사와 일상, 그리고 감성이 하나로 이어지는 공간입니다.

코르토나 에트루리아박물관

코르토나는 고대 에트루리아 문명의 중심 도시 중 하나로, 오늘날까지 그 문화의 흔적이 진하게 남아 있습니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장소가 바로 마에치 국립 에트루리아박물관(MAEC, Museo dell’Accademia Etrusca e della Città di Cortona)입니다. 중세 궁전이었던 카사노바 팔라초에 자리한 이 박물관은, 외관부터 역사적인 웅장함을 자랑하며 내부로 들어서면 고대부터 근세에 이르기까지 코르토나의 시간 여행이 펼쳐집니다. 가장 유명한 유물 중 하나는 ‘타부라 코르톤세(Tabula Cortonensis)’라는 청동 석판으로, 에트루리아어로 기록된 희귀 문헌으로 학문적 가치가 매우 높습니다. 이외에도 장례용 토기, 장신구, 무기류, 에트루리아 신전 모형 등 다채로운 유물이 전시되어 있어, 고대인의 삶과 정신세계를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박물관은 단순히 유물을 나열하는 공간이 아니라, 영상 자료와 복원 모형, 체험형 전시를 통해 관람객이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한 박물관의 상층부에서는 르네상스 시대 회화나 고문서도 전시되어 있어, 고대와 중세, 근대를 잇는 종합적인 문화 공간의 역할을 합니다. 창문 밖으로는 토스카나의 들판이 내려다보이며, 이 풍경과 함께 유구한 역사 속에 서 있는 듯한 감정을 선사합니다. 에트루리아박물관은 코르토나의 고대 정체성을 알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장소이자,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깊이 있는 인문학적 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공간입니다.

돌계단길

돌계단길 관련 사진
돌계단길 관련 사진

코르토나는 산등성이에 세워진 도시답게, 구시가지 전체가 완만한 경사와 계단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돌계단길’은 코르토나에서 가장 로맨틱하고도 진정성 있는 여행 루트로, 오래된 석조 건물과 담장을 따라 이어지는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계단은 대개 비좁고 굽어 있지만, 돌마다 닳은 흔적이 켜켜이 쌓인 세월을 보여주며, 담벼락을 타고 자라는 꽃과 녹음, 오래된 철제 가로등과 함께 특별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어떤 골목길에서는 고양이가 창문 아래에 앉아 햇살을 즐기고 있고, 또 어떤 길에서는 수세기 된 샘물터가 그대로 남아 있어 지역민의 삶이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음을 느끼게 합니다. 이 계단길을 걷다 보면 갑자기 눈앞이 탁 트이며 들판과 호수가 펼쳐지는 전망 포인트를 만나게 되기도 하는데, 가장 유명한 뷰는 산타 마르게리타 성당(Santa Margherita)으로 올라가는 길목에서 마주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해 질 무렵, 계단 사이로 스며드는 석양의 빛은 건물과 바닥, 사람들의 그림자까지 물들여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돌계단길은 코르토나의 구조적 특성과 삶의 리듬이 모두 응축된 공간으로,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여행자에게 도보라는 가장 인간적인 방식으로 도시를 감각할 수 있게 해주는 특별한 통로입니다.

시계탑광장

도시의 중심이자 코르토나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시계탑광장(Piazza della Repubblica)’은 여행자와 지역민 모두의 발걸음이 머무는 공간입니다. 광장 한쪽에는 13세기 시청 건물(Palazzo Comunale)이 우뚝 서 있고, 그 위에는 코르토나의 상징인 시계탑이 오랜 시간 도시의 흐름을 지켜봐 왔습니다. 시계탑 밑 계단은 누구나 앉아 쉴 수 있는 개방된 공간으로, 이곳에서 현지인들은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아이들은 자유롭게 뛰어놀며, 여행자들은 마치 일상이 된 듯한 휴식을 즐깁니다. 광장 주변에는 전통 카페와 레스토랑, 기념품 상점, 그리고 와인바가 밀집해 있어 다양한 방식으로 머무를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특히 ‘카페 시냐렐리(Caffè Signorelli)’ 같은 고풍스러운 카페는 야외 테이블에 앉아 에스프레소 한 잔과 함께 광장을 내려다보며 시간을 보내기에 완벽한 장소입니다. 광장에서 열리는 시장은 지역 농산물과 수공예품을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기회이며, 여름이면 야외 음악회나 연극 등 문화 행사가 열려 지역의 활기를 더합니다. 시계탑광장은 단지 만남의 장소를 넘어서, 코르토나라는 도시가 지닌 공동체성과 전통, 그리고 현재의 일상이 어우러진 살아 있는 공간입니다. 여행자에게는 사진보다 더 선명한 ‘체험’으로 기억될 것이며, 코르토나에 다시 오고 싶게 만드는 매력의 중심입니다.

결론

코르토나는 작지만 깊이 있는 시간을 선사하는 도시입니다. 에트루리아박물관에서의 고대 문명의 향기, 돌계단길에서의 감성적인 산책, 시계탑광장에서의 생생한 일상은 각각의 방식으로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이 모든 경험은 조용하고 단단한 감동으로 남으며, 코르토나는 언제든 다시 떠오를 따뜻한 기억의 장소가 됩니다.